이번엔 정말 고급재료로 취급되는 갈치에 대해 공부해 보겠습니다.
갈치란?
고등어목 갈치학과에 속해있으며 궁긍적으로는 심해어에 속합니다.
특이하게 은빛으로 펄을 띄는 생선이며 특유의 은빛 때문에 심해에서도 반짝반짝거리게 잘 보인다고 합니다.
길쭉한 몸통 때문에 장어처럼 헤엄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갈치는 장어처럼 꾸물거리며 헤엄치는 게 아니라 그자리에 반듯하게 서있는 상태에서 지느러미를 움직여 헤엄치는 신기한 어종입니다.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갈치는 심해어라 살이 아주 말랑한 편인데다 물 밖으로 나오면 높은 수압에 적응한 장기가 낮은 대기압을 견딜 수 없어 빨리 죽습니다. 그로 인해 물 밖으로 나오면 바로 죽어 갈치 잡이를 하러 온 사람이 아니라면 살아 움직이는 갈치를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상당히 비싼 물고기이지만 1980년대 쯤만 해도 동해안 근방에서는 굉장히 값싼 생선이어서 어시장 등지에서는 고등어 한 손을 사면 토막 낸 갈치를 한 아름씩 안겨주고는 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 반대가 되었죠.
제가 제주도에서 갈치를 많이 사면 고등어를 서비스로 넣어주십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60년대에는 동네 초등학생도 간식으로 말린 갈치 조각을 뜯어먹었다고 하고(!) 그나마도 사람이 다 안 먹어서 살만 적당히 발라내어 개 밥으로나 주는 집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현재는 되려 가격대가 폭풍처럼 올라서, 갈치 가격이 고등어 가격은 이제 비교조차 되지 않습니다.
갈치의 종류
전라도 목포의 먹갈치와 제주도의 은갈치가 유명합니다. 저희도 제주에서 주문해서 먹는 집이 있어요.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목포 먹갈치가 잘 안 나온다고 하며 나와도 흔하지 않은만큼 가격이 비싸다고 합니다, 부산 자갈치 어시장에서는 세네네갈이나 인도 파키스탄 등지 에서도 이제 갈치를 수입한다고 합니다.
은갈치와 먹갈치의 가치
먹갈치와 은갈치는 서로 다른 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이유는 어획방식의 차이 때문에 붙은 이름이며, 제주 은갈치는 낚시로 잡기 때문에 갈치의 은색펄이 별로 손상되지 않는 이유고 먹갈치는 그물을 이용해 잡기 때문에 손상이 심한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신선도도 은갈치가 더 좋은 편이고, 생긴 모습도 그럴듯 한 데다가 제주도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먹갈치가 냉동상태로 유통되서 은갈치보다 맛이 떨어지지만 냉장상태로 상태 좋게 배송된 먹갈치를 만난다면 드셔도 은갈치 못지 않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갈치요리
낚시나 그물로 잘 잡혀서 심해어라는 사실을 잊는 분들이 많은데 원래 신해에 사는 녀석이라서 잡혀서 올라오면 생각보다 빨리 죽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산지가 아니면 회로는 먹기 힘든 생선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유통망이 좋아지면서 내륙에서도 신선한 회를 하는 집을 가끔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은근히 회로 먹으면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라 맛있다고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 쉬워서 주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분들이 알고 있다시피 갈치는 조림이나 구이로 해먹으면 거의 끝판왕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갈치의 산지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에서는 통으로 나오는 구이나 조림이 제주도 놀러가면 꼭 먹어야하는 음식인데 그만큼 커다란 갈치는 거의 제주도에서 유통되며 내륙에서는 그만한 크기의 갈치를 보기가 힘들죠.
그리고 제주도에서 갈치로 해먹는 또 하나의 음식은 갈칫국이 있습니다.
갈치 찌개와 들어가는 재료가 은근히 비슷한데 갈치조림이 매운탕같은 맛이라면 갈칫국은 지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갈치 뼈를 발라 먹는 요령이 없는 분들이 갈치살을 바르려고 하면, 갈치살 자체가 잘 부스러지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헤집다가 살을 찾을 수 가 없게 되버립니다. 하지만 제대로 하면 뼈 빼내는 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저희 엄마아빠도 엄청 잘 바르십니다. 저희 집은 갈치를 정말 자주 사먹는데도 저는 아직 갈치 바르는게 너무 어렵습니다.
갈치의 가시 정도로 힘들어하면 어지간한 생선 자체가 먹기 힘듭니다. 가시는 갈치가 더 굵지만 비위 좋은 사람은 전어 먹듯이 양 옆의 뼈는 씹어먹기도 한다. 하지만 전어의 뼈보다 갈치뼈가 훨씬 굵고 길어서 꼭 조심해야합니다.
얇은 토막의 경우 기름에 튀기듯이 갈색이 될 때까지 구우면 뼈째 먹어도 괜찮습니다.
이제 어른들이 작은 뼈는 그냥 먹어도 된다고 하시는 이유라고 합니다.
갈치 내장은 따로 모아 갈치속젓을 담급니다. 독특한 향이 정말 좋다고 하는데 갓 지은 따끈한 밥에 참기름 조금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고 합니다. 식성에 따라 김가루나 깨를 뿌리고, 채썬 상추를 넣기도 해서 먹습니다.
제주 흑돼지집에서 젓갈을 찍어 먹듯, 쌈장 대신 고기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배추 속대나 상추에 삼겹살이나 목살을 얹고 갈치 속젓을 올린 후 생마늘편과 청양고추를 넣고 먹어보는걸 추천드립니다.
이 갈치 속젓이 유행한 뒤로는 내장을 빼서 갈치를 유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 해삼을 내장을 빼고 파는 것과 같은 이유가 되네요. 다만 특유의 향과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립니다. 저도 젓갈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있게 먹는 사람은 진짜 맛있게 먹지만 못 먹는 사람은 쿰쿰하다고 완강히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특유의 젓갈 냄새는 아직도 적응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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