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이란 무엇일까
피망은 고추과에 속하지만 캡사이신 함유량이 매우 낮거나 아예 없습니다. 얼마나 적냐면 스코빌 척도가 0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피망을 싫어하는 사람은 피망의 특이한 맛보다는 그 특유의 풋내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향만 맡아도 구역감이 생긴다고 하네요. 정말 민감한 사람의 경우 피망에 다른 식재료가 살짝 닿기만해도 해당 부분에서 특유의 향과 맛이 느껴진다고 손도 못 댈 정도입니다. 이 특유의 향이 고추, 오이, 참외, 수박에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피망의 효능
식품 성분적으로는 상당히 뛰어난데, 고추계통의 식물이 다 그렇듯이 비타민 특히 비타민 C의 함유량이 정말 많습니다. 홍피망의 경우는 100g당 비타민 C 함유량이 191mg. 참고로 오렌지는 40-60mg. 파프리카가 100mg정도. 익혀도 거의 파괴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타 재료들은 비교 대상도 되지 않는ㄷ고 합니다. 피망 한 개면 성인 일일 비타민 C 요구량을 넘어간다고 봐도 좋을 정도이죠.
이정도면 피망 들어간 볶음밥 곱빼기 먹으면 비타민 C 하루치 다먹는다고 보면 됩니다. 이외에 베타 카로틴도 풍부한데, 베타 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이므로 날것으로 먹는 경우 흡수율은 8%에 불과하지만, 피망을 기름과 같이 조리하면 60~70%로 10배 가량 높아집니다. 수용성인 비타민 C까지 흡수하고 싶으면 양파와 같은 수분함유량이 높은 채소를 같이 볶아주면 흡수율이 늘어납니다.
피망과 파프리카의 차이
피망은 고추 몽땅을 가리키는 프랑스어가 와전된 것이고, 파프리카는 bell pepper, 프랑스어로는 뿌아브롱(poivron)이라는 안 매운 식물입니다.
일본에서는 상업적으로 피망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파프리카와 피망을 다르게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매운맛이 나고 육질이 질긴 것을 피망, 단맛이 많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것을 파프리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구분하는 사람들이 많죠. 피망과 파프리카의 구분이 정확하지 않아 한국원예학회(1994)에서 발간한 ≪원예학 용어집≫에는 모두 '단고추'라는 이름으로 분류해놓았습니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아직도 이 명칭으로 부흡니다. 색으로 분류하는데, 피망은 녹색 단고추, 파프리카는 적색/황색 단고추 등으로 부른다고 하네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피망과 파프리카를 약간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는 네덜란드에서 많은 농업 자재와 종묘, 종자들이 들어오면서 마치 새로운 작물인양 작물명까지 들어왔기 때문이고 이 때 들어온 파프리카(피망)는 원래 피망을 좀 더 개량해서 만든 식물로 12가지(!) 색깔이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단순히 초록색은 피망, 붉은색 or 노란색은 파프리카 정도로 생각하곤 합니다. 군대에서도 이렇게 분류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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