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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해산물

제철 음식 18 - 안키모 (아귀간)

by Cidar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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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일본에서도 3대 미식 재료로 꼽힌다는 안키모입니다.

우리말로는 아귀간이죠. 바다의 푸아그라 라고도 하는데 무엇인지, 아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아귀간 스시

우선 아귀가 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아귀는 종에 따라 몸의 길이는 천차만별이라 성체 수컷의 길이가 0.02mm에 불과한 심해 아귀부터 최대길이가 4m에 달하는 대형종까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넓적하며, 등은 회갈색, 배는 흰색으로 되어있습니다. 머리 폭이 넓고 입이 비정상적으로 큽니다.비늘이 없이 피질 돌기로 덮였고 등의 앞쪽에 촉수 모양의 가시가 있어 작은 물고기를 꾀어 잡아먹습니다. 특유의 입이 크고 이상한 생김새 때문에 아귀(餓鬼)에서 따온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대만.일본,필리핀 등지의 태평양 연해에 분포합니다. 경상도 사투리로는 아구이고 요리 아구찜으로 인해 아구라는 명칭이 전국적으로도 혼용해 쓰이는데 아구는 표준어는 아닙니다!

 

외모는 정말 못생겼지만 그와는 반대로 맛은 엄청 좋습니다. 쫄깃하고 부드러운 살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서 양념의 맛이 맛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아귀의 최고의 맛은 강한 식감에 있죠. 

아귀를 찜으로 먹기 시작한건 일제시대 때부터 라고 합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남해에서 좋은 어종을 싹 쓸어 잡아가면서 어중간한 생선만 남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아귀였다고 합니다. 

 

아귀는 머리 부분이 절반을 차지하고, 바닥에 가만히 있는 고기라 근육이 꼬리부분 위주로만 있어서 살도 많지 않은 데다가 진액 때문에 손질하기가 불편하고 살도 물컹거려 회로는 잘 안 먹습니다. 하지만 현지인, 어부들은 갓 잡아 올린 아귀의 꼬리 부분을 발라내서 회로 먹기는 합니다. 그래서 산지 바닷가 근처 아니면 아귀 회를 파는 식당은 매우 드물지만 있기는 있습니다. 사실 아귀는 어선에서 잡는 그때 죽기 때문에 바닷가에 사는 사람도 그냥 가열해서 먹는 정도면 몰라도 회로 먹을만큼 신선한 아귀를 바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네요.

아귀의 위도 먹으며, 쫄깃해 맛이 좋은 부위입니다. 위 속에는 아귀가 먹고 소화시킨 것이 들어있으므로 뒤집어서 세척하여 먹어야합니다. 아귀 1마리를 통째로 샀다면 살(꼬리 부분 위주), 간, 위 세 가지를 요리하면 됩니다.

 

의외로 서양에서도 간간이 별미 재료로 쓰입니다. 영국은 아귀로 피시앱 칩스 부터 베이컨말이 구이 등등 여러 가지 메뉴를 개발했으나 가장 고급스러운 주 요리로 하는 건 아귀로 만든 소금구이입니다.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소금만 뿌려 굽습니다 (우리나라 장어소금구이같음). 고든 램지의 아귀 요리 영상에서도 거의 소금구이에 가깝게 구운 다음 소스에 놓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고급 요리로 이름난 서양식 해물탕 부야베스를 끓여낼 때도 역시 생선 재료는 아귀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는 서양 고급 요리에도 간간히 쓰지만 과거 영국에서는 한때 가난뱅이들의 바닷가재라고도 불렸습니다.진짜 어이없이 웃긴건 당시 바닷가재도 미국에서 똑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바닷가재에 버금가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있지만 생긴게 서양 기준으로도 매우 혐오스러워 귀족이나 부유층들은 식재료로 취급하지도 않았고 중산층이나 돈 없는 사람들이나 소비했던 생선이기 때문이었습니다.뭐 우리나라에서도 못 생겼다고 먹지 않았는 걸요. 하지만 아귀가 서양의 고급 요리 재료로 등극하게 된 계기는 1차·2차 세계대전을 겪고 수산물 자원 등이 부족해지면서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잡는 모양인데 문제는 이탈리아 남쪽 해안에서 잡히는 아귀류는 수은 축적이 너무 심해서 미국 FDA에서도 권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이탈리아는 남부 해안에서 마피아들이 폐기물을 버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귀간

 

드디어 오늘 이야기의 중심인 아귀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오마카세 요리에서만 맛있게 만나볼 수 있는 아귀간(안키모)는 일본에서 3대 미식 재료에 들어갑니다.

살뿐만 아니라 아귀의 간이 맛이 좋은 덕에 일부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푸아그라보다 깔끔하면서 싸고 좋은 맛을 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이 좋습니다. 일본어로 '안키모(あんきも, あん肝)'라고 하며, 처음에는 고소하다가 담백한 맛이 진행되다 씹을수록 터져나오는 지방의 농후한 맛이 최고입니다. 특히 폰즈 소스와 함께 먹으면 그 조합은 정말 좋습니다.

일본에서는 아귀의 살은 값어치가 있는 편이 아니나 아귀 간은 인기 술 안주이자 진미 요리로 칩니다.2016년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아귀는 어항에서 입항하는 어선에서 구하는 것을 제외하면 많은 양이 중국산입니다. 2009년에 수산유통업체 사이에서 아귀대란이 일어나자 어획량이 적었던 국내산 아귀는 거의 전멸하고 남는 물량은 일본에 수출합니다.

 

일본에서는 아귀 간을 술로 씻거나 술찜 형태로 살짝 쪄서 간장소스나 유자폰즈소스에 먹는데, 고급 오마카세 집에서 코스요리 시키면 반찬으로 나오거나 일부 고급 스시야는 아귀 간을 이용한 초밥을 내놓습니다.(제가 먹은 것이 이것)  따로 시키면 가격이 상당합니다. 호환품으로 쥐치(말쥐치 포함) 간이 있는데, 식감, 모양, 맛이 거의 일치합니다. 쥐치 간이 조금 더 담백한 편이라고 합니다. 쥐치 간처럼 바로 잡은 건 참기름 소금장에 날로도 먹을 수 있는데, 그 쪽이 농후하고 크림같은 맛을 제대로 즐길 수는 있지만 위생 문제가 있을 수있으므로 데치거나 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찜을 할 때엔 살과 같이 섞으면 뭉개져버리니 따로 먹는 편이 맛도 좋고 보기도 좋습니다.

 

아귀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음편도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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