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란 무엇일까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과일입니다.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 중 하나이죠. 유럽의 지중해 지역과 중동에서 많이 먹는 과일이고 한국에서도 경기도나 강원도에서는 추워서 자라기 어렵지만, 전라남도, 경상남도 쪽으로 가면 생산철 (9월 전후) 에 흔히들 먹는 과일입니다. 이때쯤 남해안 지방에 가면 길거리에 말 그대로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수정된 무화과는 수정되지 않은 무화과와 외관상으로는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껍질이 꽃받침이니 변하는 게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열매를 갈라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는데, 갈라서 보면 촘촘한 꽃들과 딸기 씨앗마냥 자글자글한 알맹이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화과의 열매이자 씨앗입니다. 수정된 열매가 충분히 익으면 꽃받침이 갈라지고 벌어져서 씨앗을 퍼트릴 준비를 합니다. 이 열매를 이제 다른 동물이나 곤충들이 먹으면서 무화과를 퍼트립니다.
이름이 무화과인 이유는, 겉으로 봐서는 아무리 찾아도 꽃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무화과를 따보면 열매처럼 생겼지만 사실 속의 먹는 부분이 꽃입니다. 즉 우리의 눈에 보이는 열매 껍질은 사실 꽃받침이며, 내부의 붉은 것이 꽃이라고 볼 수 있죠.
무화과의 과즙 또한 엄밀히 말하자면 무화과꽃의 꿀입니다. 내부의 빽빽한 꽃들에 닿기 위해서는 유일한 입구인 열매 밑둥의 밀리미터 단위로 작은 구멍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나비나 벌들은 꿀 따먹을 엄두도 못 내고 무화과와 공생하는 무화과 말벌(좀벌) (Wasp) 들이 속으로 기어들어가 꽃들을 수정시켜 줍니다.
대체로 겨울이 온난한 경주시 - 나주시를 잇는 선의 한반도 남쪽 해안지방에서만 주로 자라고 그 이북이나 내륙에서는 잘 자라지 않습니다. 적어도 1960년대의 부산의 일반 가정집이나 학교의 화단에는 무화과나무는 매우 흔하디 흔한 과수나무였고 9월이 되면 잘 익어서 꿀이 흐르는 생무화과가 많이 열렸습니다. 그 무렵에는 시장이나 노점 등에서 바구니에 담아 파는 생무화과를 흔하게 볼 수 있어서 9월의 최고별미로 여겼습니다. 꿀이 흐를 만큼 잘 익으면 열매에 개미들이 엄청 달려들어 개미집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서울 지방과는 달리 부산, 경남 일대나 전남지역 출신 사람이라면 생무화과를 먹는 것에 익숙한일이죠. 저도 가을엔 생각보다 많이 접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전남 영암군이 무화과 산지로 유명하며 국내 무화과 생산량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무화과 철이 되면 영암군이나 인근 시군의 주요도로의 길목, 특히 2번 국도에서는 트럭 등을 갓길에 세워놓고나 원두막이나 천막 비슷한 구조물을 세워놓고 무화과를 파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무화과 제철은 대략 8 ~11월 무렵으로 특히 9월 즈음에 많이 보입니다. 가을이 제철이죠. 영암과 가장 가까운 도시인 목포에서도 시장이나 터미널 앞 노점 등에서 제철 생무화과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보통 2kg 한상자에 만원인 고가의 과일이 그곳엔 수십개가 든 한 상자에 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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