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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해산물

제철 음식 15 - 광어

by Cidar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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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한국인이 가장 대중적으로 좋아하며, 가격도 착한 광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광어지느러미
광어지느러미 스시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광어는 넙치과 같은 어종입니다. 생긴게 웃기게 생겼지요. 납작하게 눈이 한쪽으로 돌아간,

오마카세에서는 주로 광어 부위중에 가장 고급부위라고 하는 광어지느러미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사진의 스시도 광어지느러미 부분이구요.

 

지금처럼 광어회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옛날에는 광어보다는 넙치라는 명칭이 더 일반적었습니다. 그 때에는 넙치가 표준어, 광어가 사투리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1980년대에 양식에 성공하고 서민들이 먹는 횟감으로 널리 알려진 후에는 '넙치'는 어류 도감에서 볼 수 있는 단어가 되었고 광어가 일반적인 명칭이 되었습니다. 살아 있는 물고기를 의미할 때는 여전히 '넙치'도 많이 쓰입니다. 하짐나 식품, 특히 횟감으로서는 '광어(회)'라는 표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넙치, 광어 둘 다 표준어입니다. 다만 순우리말이냐 한자어이냐의 차이 일 뿐이죠. 광어와 넙치 모두 '넓적한(넓은) 물고기'란 뜻으로 의미도 일치합니다. 1990년대 모 신문에서는 광어가 일본 한자어라며 우리말인 넙치를 쓰자는 칼럼을 신문에 실었다가 다른 신문사들로부터 조선시대 때도 광어는 많이 쓰이던 말이라고 밝히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공개한 자료로 반박당한 일화가 있습니다. 자산어보에서도 속명을 광어라고 설명할 정도로 광어라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널리 쓰여왔기에 광어라는 한자어가 일제의 잔재 라는 주장은 말이 안되는 소리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세종 때부터 25건이나 광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록과 양반들이 쓴 각종 저서에서는 한글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으니, 순우리말 '넙치'가 아니라 한자어 '광어'로 적혔음이 당연하다고 보면 되겠네요.

 

하지만 참고로 '넙치'와 '광어'라는 단어가 완전한 동의어는 아닙니다. 국립국어원표준 국어 대사전에 의하면 '광어'라는 단어는 '넙치'를 가리키면서 동시에 '반으로 갈라서 말린 넙치'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즉 '넙치'가 주로 생물학적 종을 가리키는 데에 반해 '광어'는 식재료를 가리킨다고 볼 수 있겠네요. 두 단어 모두 같은 어종을 지칭하므로 무엇을 쓰든 상관은 없겠지만, 국립 수산 과학원을 포함한 생물종을 다루는 여러 전문 사이트나 도감 등지에서는 '광어'보다는 '넙치'라는 단어를 우선시하여 표기한다고 하니 참고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먹는 광어의 몸길이는 보통 40~60cm 정도이고 체중은 1~3kg이지만, 최대 1m까지 자란 개체가 보고된 적도 있습니다. 한 유명 유투버가 90cm정도 되는 광어를 잡은 적이 있다고 하네요. 이런 광어는 보통 무게도 약 9kg 정도 나간다고 합니다. 유안부의 색깔은 황갈색 바탕에 흰 점과 검은 점이 빼곡히 박혀 있어서 모래 바닥에 있으면 거의 알아보기가 힘들다고 하네요. 반면에 무안부의 색깔은 새하얗습니다.

 

우리나라와 대만,일본 등을 포함한 태평양 서부 지역에서 살고 있고, 수심 10~200m 사이에 위치한 모래 바닥을 주로 선호하여 그쪽에서 많이 산다고 합니다. 장거리를 이동하기에는 수영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서  한반도 일부 지역에서는 계절에 따라 민물에 살기도 합니다. 특이한 녀석이죠.

우럭과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산맥 횟감이고 일본에서도 도미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흔히 자연산 광어와 양식 광어를 구분하는데 배의 색깔을 보면 됩니다. 자연산 광어는 먹이를 찾아 다녀야 하므로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배에 얼룩이 있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반면에 양식 광어는 무안부의 색상이 희지 않고 황갈색으로 얼룩져있습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흑화 현상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양식 광어는 좁은 수조에 가둬놓고 키우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지 않고 거의 대부분을 수조에 배를 깔고 생활하기 때문에 흑화현상이 생기기 마련이겠죠.

 

참돔과 더불어 감칠맛과 향이 아주 좋은 흰살생선입니다. 일본에서는 참돔 양식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한국보다 고급 어종 취급을 받고, 심지어 한국에서는 참돔이 광어보다 비싸다면 일본에서는 광어가 참돔보다 비싼 역전현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방문한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횟집에 들어와 광어를 주문했을 때 엄청난 양에 한 번 놀라고 일본에 비하면 양에 비해 싼 값에 두 번 놀란다고 하네요. 심지어 단맛까지 나기도 합니다. 

물론 진짜 값비싼 참치 같은 고급 가격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흰살 생선 중에서는 엄연히 상위급입니다. 고급 어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이에 비해 한국에서는 우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본 횟감'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그냉 가장 기본적인 모듬회를 주문하면 광어는 항상 껴있죠. 하지만 이 현상은 어디까지나 양식 광어의 공급이 활발해서 일어난 현상으로 광어회의 맛은 상기한 것처럼 여간한 고급 어종을 능가하는 수준입니다.(광어 맛있어요!) 맛이 아주 좋은 만큼 스시에서도 대표 요리가 광어 초밥으로 뜰 만큼 인기가 아주 좋고 웬만한 오마카세 초밥집에서도 광어 초밥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흰살생선으로 많이 시작을 하는데 참돔이나 광어로 스타트를 시작하곤 합니다.

 

한국에서 광어가 유독 인기 많으면서도 흔한 이유는 광어 양식을 한 이유가 해외에 수출을 위해 광어 양식을 국가에서 권장하였으며 맛도 좋고, 다른 생선에 비해 압도적으로 살수율이 높기때문입니다. 광어는 넓적하고, 대가리가 작고, 내장도 대가리 쪽에 쏠려 있으며, 뼈도 몸통 중심에만 있으므로 살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넙치에 버금가는 인기 횟감인 우럭(조피볼락)에 비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살이 나옵니다. 발라보면 광어의 살수율은 대략 50%정도 나온다고 하네요. 참돔은 35%, 우럭은 25% 정도인것만 봐도 어마어마하게 잘 나온다고 할 수 있죠. 다만 넙적한 몸통 때문에 산란기가 지나고 나면 살이 확 줄어든다고 합니다. 광어는 살이 많이 오르는 계절이 바로 가을입니다. 가을이 제철이예요.

 

광어회를 뜨고 해동지에 말아서 3~6시간 가량 냉장 숙성해서 선어회로 먹으면 광어의 참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광어는 참돔에 비해서 감칠맛이 다소 떨어지는 하므로, 일본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콘부 히라메'라고 불리는 다시마에 살짝 소금을 뿌린 광어살을 싸서 숙성시켜서 먹습니다. 이는 다시마가 생선살의 감칠맛에 연관된 아미노산을 더더욱 증폭시키기 때문에 이렇게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다시마의 독특한 향과 광어의 지방이 어우러진 풍미는 매우 좋습니다. 히라메 고노와다라고 불리는 해삼 내장 젓갈에 묻어 숙성한 광어회를 먹기도 하는데 이 역시 풍미가 매우 훌륭하다고 하네요. 신선한 상태에서 조리한다고 치면 간이나 머리도 요리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뼈에도 젤라틴 성분이 충분해서 국물을 우려낸 다음 굳혀 먹는 기법도 가능합니다. 광어회를 먹으면 매운탕이나 지리가 잘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광어에서 가장 별미로 통하는 부위는 지느러미살이다. 일본어로는 엔가와(えんがわ)라고 합니다. 제가 광어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위 입니다. 식감이 꼬들꼬들하고 지방 함량이 높아서 기름지기 때문에 이 부위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과 횟집에서 광어를 먹을 때 노골적으로 이 부위만 노리면 눈총을 받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 잘 모르는 사람 데리고 가시면 ... 맨 마지막에 주세요. 배부를때 못 먹게!

전반적으로 자연산보다 체계적인 사료를 먹여 자란 양식의 지방 함량이 더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느러미살도 양식이 더 기름진 편이구요. 그러므로 광어는 3kg 이상이라면 차라리 자연산보다는 양식을 먹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가격은 3kg 이상이면 양식이나 자연산이나 비슷해지기 때문에 가격대비 퀄리티는 양식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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