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야채 - 아보카도의 효능

아보카도의 효능

야채처럼 샐러드와 함께 많이 먹어서 야채인 줄 아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신데 놀랍게도 아보카도는 과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이 많이 비싼편이지만 현지인 멕시코에서는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준 1-3월 경에는 주로 멕시코, 미국, 콜롬비아, 뉴질랜드, 칠레에서 아보카도가 수입되며, 4월 초순부터는 페루산 아보카도 물량이 공급되기 시작하여 9월 경까지 쭉 수입이 됩니다. 8-9월 이후에는 뉴질랜드 및 페루산 아보카도가 주로 수입이 되는 편이구요.
 
복숭아, 자두 등처럼 핵과류(drupe)로 보이지만 식물학적으로는 포도 등과 같은 장과류(berry)에 속합니다. 
 
의외로 인간 덕에 멸종을 면한 종입니다. 커다란 아보카도 열매를 통째로 삼켜 씨를 퍼트리던 공진화 관계의 대형 초식동물(매머드나 땅늘보)들이 1만 3천 년 전에 아메리카에서 모두 멸종해, 아보카도를 통째로 먹을만큼 큰 동물이 없어 번식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지방을 노린 재규어나 케찰이 먹어주긴 했으나 재규어가 흔한 동물도 아니고 육식동물인 재규어에게 아보카도는 그냥 지방맛으로 먹는 간식일 뿐이었기에 여전히 번식이 어려운 종이었죠.

그러다 약 1만년 전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아보카도의 맛에 반해 재배를 시작했고 기술의 도움으로 대량재배가 가능하게 된 현대에는 멸종될 일이 없게 됐습니다. 다만 야생 아보카도는 거의 멸종했죠. 이 와중에 씨 없는 아보카도가 개발돼 소량 시판 중입니다.
 
주로 미국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에서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대명사와 같은 과일입니다. 고로 캘리포니안 접두사가 붙는 음식이라면 대부분 아보카도가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허나 재배량이 많은 미국에서도 손바닥만 한 과일 하나에 최소 1달러나 하는 비싼 과일입니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한데, 싸게 할인할 때는 손바닥 만한 크기에 0.99달러(한화 900원정도)정도이고 비싸면 1.5달러(약 1300원) 정도 하는 가격입니다. 이런 가격 때문에 어지간한 토핑은 다 공짜로 얹어주는 미국에서도 아보카도는 거의 추가로 돈을 받는다고 합니다.
 
씨앗을 제거하다 놀랄 수도 있는데, 통상적으로 알려져 있는 방법처럼 칼로 푹 찍어 뽑아 내면 찍은 자리 그대로 빨간 상처가 올라와 마치 피가 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꽤나 민감하게 반응해서 식칼로 한 바퀴 빙 돌려 자르면 그 자른 선이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다.
 
식재료로서 치명적이라면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내부를 갈라보기 전에는 속살 상태를 알기 힘든것이 그 단점입니다. 물렁한 속살에 비해 매우 단단한 껍질 덕분에 주물러 보는 것만으로 속이 덜 익었는지, 잘 익었는지, 썩었는지 인지하기가 힘들며 심지어 어지간히 썩지 않으면 냄새도 심하지 않습니다. 덜 익은 과일이면 껍질에 푸른 기가 남아있어서 이게 완전히 진해질 때 까지 상온에 놔두면 되지만, 이래도 진짜 맛있게 익었는지 안심하기는 힘들겠죠.
 
 

아보카도의 효능

영양저널 (Nutrition Journal)에 실린 한 연구를 보면 아보카도를 먹으면 미네랄과 섬유질과 비타민 A, D, E, K, 마그네슘과 칼륨을 많이 섭취하므로 '음식량을 줄이지 않고도'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포만감은 높이고 식욕은 감소시키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식사 때 아보카도를 함께 곁들이면, 식후 3시간 동안 포만감은 26% 정도 늘릴 수 있는 반면, 식욕은 40%나 줄일 수 있습니다. 심장 및 혈관에도 좋다고 하며, 루테인도 들어있기 때문에 눈에도 좋다고 합니다. 또 오메가7이 함유되어 있는데 콜라겐 재생에 도움 되며 항염증 작용을 하기에 피부에도 상당히 좋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 건강에도 좋습니다. 
 
중독성이나 높은 지방 함량 때문에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그 높은 지방함량이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주 먹는다면 아보카도는 각종 견과류들처럼 체중 감량, 특히 복부 비만 해결에 도움을 주는 좋은 식품입니다. 실제로 지방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통념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주류였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지방섭취 자체가 아니라 단당류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는 것이 비만의 더 큰 원인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바뀌고 있죠.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으니, 아직 속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또한 아보카도는 보습 효과가 뛰어나 피부에도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여드름 예방이나 주름 개선을 비롯한 각종 피부질환으로부터 개선될 수 있으며 손톱, 발톱, 두피의 보습력도 높여준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비타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아보카도는 항암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과일인데 풍부한 베타카로틴, 토코페롤과 같은 성분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데 도움이 되며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시켜 암세포 증식을 막아주기 때문에 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보카도 요리법

나초 못지않게 빵 위에 바르거나 얹어 먹는 이들도 있습니다. 칠레에는 핫도그 번을 갈라 굽고 데친 소시지, 다진 토마토와 자우어크라우트, 아보카도 과육 으깬 것을 채운 뒤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서 만드는 꼼쁠레또(Completo)라는 특산 핫도그가 있습니다.
 
원산지인 멕시코나 미국에서는 그냥 과육 자체에 환장하는 사람들이 많아 샐러드에 조각내서 넣거나 아예 사이드로 곁들여 내는 식으로도 활용하고, 남으면 미리 과카몰리로 만들어 뒀다가 과자와 함께 수시로 꺼내 퍼먹기는 것이 국룰입니다. 기름진데 버터보다 상쾌하면서도, 다른 요리의 맛을 죽이지 않는다는 점이 활용성을 높여주었죠.
 
과카몰리는 아보카도 본연의 맛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접근이 쉬울 정도로 맛이 괜찮은 편입니다. 후숙해서 먹을 경우 고소하고 부드럽고 삼삼한 맛이 납니다. 덜 익은 놈을 급하게 먹으면 그 느낌이 애호박을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심지어 풋내가 느껴진다는 점까지 유사합니다. 아주 약간 더 느끼하고 무른 애호박 아직 과육이 덜 익어서 좀 단단한 상태인지라 나오는 점이죠. 아보카도는 원래 후숙이 잘 될수록 과육이 부드럽고 버터스러운 질감에 가까워집니다.
 
구운 아보카도는 토마토 소스처럼 새콤달콤한 소스와 조화가 괜찮습니다. 시판 스파게티 소스라도 집에 있는 사람이라면 구운 아보카도 + 토마토 소스 + 빵 조합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도 괜찮은 편 입니다.
 
마가린 비빔밥처럼 아보카도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도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거기에 명란젓이나 간장게장을 더해 먹으면 먹을 만한 수준을 넘어 환상적인 조합이 됩니다.
 

아보카도 재배의 문제

재배할때 물을 엄청나게 먹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중국이 아보카도의 맛에 눈뜨게 되면서 그 문제가 더욱 부각 되었습니다. 중국이 수입하는 아보카도의 양이 매년 40%씩 증가하고 있는 터라 진짜 아보카도의 진공 청소의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1위 소비량은 지금 현재로써는 미국이지만 곧 중국이 앞설 것 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면적이 같은 숲에 비해 아보카도 과수원에는 물이 곱절로 필요합니다. 또한 아보카도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농부들이 다른 작물의 재배는 포기하고 오로지 아보카도만 재배하면서 더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미국이 오래전부터 아보카도의 큰 수입원이었고 최근 중국도 아보카도를 휩쓸어가 다른 작물에 비해 거의 10배 이상의 이익을 내 멕시코 농민에게는 이른바 그린 골드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한편 멕시코 정부 중심 및 미국 정부 보조로 카르텔의 마약 불법 생산시설이 대대적으로 파괴되었는데, 이때 돈이 되는 아보카도를 눈독들인 마약 카르텔들이 합법적인 과일재배이고 부업 삼아 돈 벌기에도 딱 좋다 보니 여기에 뛰어들어 이권다툼을 벌이는 것은 물론 보호금 명목으로 일명 상납금을 뜯어대는 패악질을 시작하여, 거부한 농민이 있으면 과수원에 불을 질러버리거나 농가 주인을 납치해 농장을 빼앗는 등 행패를 부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경찰보다 강한 무장력을 지닌 카르텔이기에 경찰을 통해 보호받기는 글러서 결국 아보카도가 주산업인 농촌은 스스로 총을 쥐어 자경단을 구성하여 마약 카르텔이 행패 부릴 때를 대비하기 위해 24시간 교대로 경비를 선다고 합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2021년 7월 4일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마약 카르텔이 대낮에 경찰을 대놓고 쏜다는 소식을 보고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찰과 군대가 치안을 담당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처절하게 보여주는 현실이죠.
 
아보카도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멕시코(전 세계 생산량의 30%나 차지한다)의 매년 사라지는 숲 면적의 30~40% 가량이 아보카도 농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아보카도를 생산하기 위해 숲들을 베어버리며 기존 생태계에도 큰 부담이 됩니다. 또한, 농지에 사용되는 화학 비료와 살충제가 공해를 일으키고 동식물들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있지만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여론이 형성되자 미국 외 일부 시민사회에서는 아보카도 소비를 줄이거나 재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