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타치즈란 무엇일까
상당히 짜서 짠맛에 있어선 웬만한 다른 치즈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며, 범위를 치즈 이외의 음식으로 넓혀도 이 치즈만큼 짠 음식도 많지 않은 편이다.
그리스에서 유래된 치즈. 동아시아권에서 페타 치즈를 처음 보는 사람은 꼭 두부로 착각하기 십상이라 그리스나 튀르키예에 온 후 페타 치즈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덥썩 물었다가 짭짤한 맛에 학을 떼는 아시아인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반대로 그리스인이나 튀르키예인이 한국, 중화권, 일본, 베트남을 방문하여 두부를 페타 치즈로 착각하고 먹었다가 맛이 싱거운 것 때문에 실망하기도 하죠.
독특하게 양젖을 굳혀서 만드는데 숙성은 시켜도 되고 안 시켜도 상관은 없습니다. 크레타, 테살리아 지방 같은 유명한 치즈산지에서는 방금 굳힌 페타를 와인과 함께 먹기도 하는데 그리스 요리에서는 올리브, 오레가노와 함께 절대로 빠질 수 없는 재료입니다.
페타 치즈를 그리스식으로 가장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역시 양파, 올리브, 오이, 양상추, 당근 등등 몸에 좋은 야채들을 적절하게 썰어서 그릇에 담고 오레가노를 한 줌 뿌린 다음 레몬과 소금, 올리브유를 섞어서 드레싱을 얻어주고 페타 한 덩이를 통째로 얹어서 그리스식 샐러드(Greek salad, Χωριάτικη σαλάτα)를 만들어 먹는 것입니다. 한국에 있는 그리스 음식점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페타가 워낙 소량 수입되는 재료인지라 정말 눈꼽만큼 나옵니다. 그 외에도 새우, 토마토 소스 등과 함께 올리브유에 튀기다시피 한 사가나키(Σαγανάκι)와 가지, 감자, 고기와 함께 오븐에서 구운 무사카(Μουσακά) 등에도 페타치즈를 많이 사용합니다.
한편 튀르키예 요리에서도 상당히 많은 페타 치즈를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그리스가 400년이나 식민 지배를 당했다보니 서로 원수이지만 오래 섞여 살아서 음식 문화가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저 이름만 다른 요리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페타 치즈는 집에서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산양젖 없이 우유로도 만들 수 있죠. 레닛이 필요하지만, 레닛 없이 만들 수 있습니다. 그냥 리코타 치즈 만드는 방법에서 마지막에 두부 굳히듯이 모양을 잡아 굳혀 썰기만 하면, 페타 치즈가 됩니다. 다만, 이럴 경우에는 치즈가 약간 단단해지므로, 소금물에 담갔다가 두고두고 먹으면 오래간다고 합니다.
댓글